문득 식물 재배기로 실내에서 채소를 기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확히는 채소가 아니라 허브.
처음에는 신선한 바질을 넣은 파스타를 먹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 잡혔습니다.
외국 요리 영상을 보면 가정용 수경 재배기에 심은 바질을 바로 쫙 따서 요리에 넣는 게 참 부러웠거든요.
그런데 전에 흙에 허브를 심어서 키울 때는 벌레도 나오고 빛과 수분관리가 어려워서 모두 무지개다리를 건너버렸던 기억이 있어서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씨앗을 심기만 하면 알아서 관리해주고 재배해주는 거 없을까... 해서 적당히 괜찮아 보이는 식물 수경재배기를 사보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LED 램프도 있고, 흙이 없어서 벌레도 안 나올테고, 물에다가 키우니 말라 죽지도 않을 것이라 생각해서 모든 조건이 완벽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실내 식물 재배기를 찾다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 제품을 막상 사려니까 포트가 고작 8개...
8개는 좀 아쉬워서 12구짜리 수경재배기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식물 재배기들을 보다보니 꼭 있어야겠다고 생각한 기능은 통풍과 물 순환 기능이었습니다.
허브는 통풍이 안되면 각종 병에 걸리기 쉬워지기 때문이고 물이 고이면 썩어서 안 좋은 물을 식물이 먹고 자란다고 하더라구요.
다행히 제가 생각한 조건이 모두 맞는 식물 재배기가 나왔고 바로 구매 했습니다.
거의9만원 가량이지만, 계속 신선한 허브를 편하게 먹을 수 있다면 싼 값이니까 후회는 없었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허브로 나만의 텃밭을 만들 생각에 두근두근 했고 이참에 바질을 비롯한 로즈마리, 타임, 쳐빌, 루꼴라, 오레가노 등 식용 허브를 모조리 심어보기로 했습니다.
택배가 도착했고 허겁지겁 뜯은 다음 간단한 조립을 마치니 바로 형태가 나왔습니다.
직접 받아본 수경재배기는 다행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가정용으로 충분히 튼튼해 보였고 다른 싼 제품과는 다르게 돼지코 어댑터도 필요 없이 바로 사용 가능했습니다.
실내에서 식물을 기르기에도 부담없는 사이즈였습니다.
상품에 포함된 모종블럭 껍질을 모두 넣어준 뒤
그 안에 이 모종 블럭을 넣어주면 될 것 같네요.
앗 설명서를 보니 모종 블럭을 물에 5분 불려서 씨앗을 넣으라고 하네요. 불리는 김에 수경재배기에 물도 가득 채웠습니다.
그렇다면야... 얘네가 잘 크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종 블럭을 통통하게 불려주겠습니다.
모종 블럭을 불리는 동안 쉴 순 없습니다. 허브 배치도를 구상해야죠.
전 주로 사용할 허브를 가장 앞쪽에, 가끔 사용할 허브는 좌측과 우측과 후방에, 잘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 허브는 중앙 두 곳에 심기로 했습니다.
배치도를 구상하다 보니 5분이 훌쩍 지났고 곧바로 통통하게 불어난 모종 블럭을 넣은 다음, 배치도에 맞게 각 허브 씨앗을 3~10개 정도 넣어주었습니다.
잘 자라주면 좋겠네요...
다음 글은 식물 재배기의 빈 두 자리도 채우고 꼬물거리며 올라오는 씨앗과 그동안 사용하며 느낀 장단점도 가볍게 말할 것 같습니다.